2009/03/27 13:05

블로그 새단장. 시시콜콜



블로그를 새단장 했어요. 사실, 그렇게 거창하지도 않아요. 그저 사진 바꿔주고 제목, 카테고리 색깔 바꿔준 것이 전부이긴 해요. 스킨 바꿀 때 쓰는 소스에 대해서 사실 쥐약이에요. 그냥 사진 바꾸려고 주소만 바꿔주었고, 색깔은 초록색 소스 찾아서 color부분만 바꿔주었을 뿐이에요. 고작 고거 하는데 꽤 시간이 지난 것 같네요.

이제 바야흐로 봄이 잖아요. 3월도 거의 다 지나가겠다, 날씨도 갑자기 초여름 날씨였겠다, 블로그도 좀 개편해야겠다 싶었던 거에요. 개편의 테마는 봄, 그리고 초록색. 카테고리 색은 초록으로 확정했는데 모든 글의 제목도 초록으로 할지 말지가 가장 큰 고민거리였어요. 그래도 그냥 간 거죠.

춘천에는 은행나무가 많아요. 학교뿐만 아니라 가로수가 거의 은행나무죠. 곧 새순이 나올 텐데 그 싱그러운 색이 정말 좋아요. 2학년 아침에 수영을 하고 나서 빛나는 아침 햇살에 새순이 돋운 나무 사이를 걸어오는 느낌을 잊을 수 없어요. 그런 말을 했더니 분과장 누나는 '네가 더 싱그럽다'며 웃어주었어요. 또 다른 그 사람은 제 이름을 따서 색을 말해주었던 기억도 있네요. 

근데 너무 이르게 바꿨나 봐요. 어젠 아침에 일어났더니 눈이 펑펑 내렸지 뭐에요. 재난 문자 방송에서 조심하라고 문자까지 왔어요. 벌써 개나리가 피었는데, 그 꽃망울에 쌓인 눈이 밉더라구요.  

블로그 명칭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야겠네요. 사실 전에는 점(.)만 표시했어요. 블로그 설명에도 '그냥요'로만 일관했지요. 사실 정말 그냥이었어요. 그냥 시작한 거에요. 그래서 딱히 명칭 고민없이 점만 찍어둔 거구요. 블로그 시작한 지도 벌써 일년이 넘었는데 새롭게 시작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명칭이라는 게 사실 그 블로그를 나타내주는 것이기도 하고해서 멋진 것을 달아볼까도 생각했는데, 그냥 '인생은 비정규직'으로 했어요. 이게 거창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요즘 제 생각을 담은 거에요.

전 요즘 백수에요. 신분은 대학원생이지만, 학기는 방학 때 시작해서 하는 일이 없어요. 이제 알바도 그만 둘 거구요, 과외 하나 할 거에요. 제 동기들은 초등학교로 발령이 났거나, 발령을 기다리면서 기간제 교사를 하고 있거나, 기간제 교사를 하면서 군대갈 준비를 하거나, 벌써 군대에 들어갔어요. 저는, 글쎄요. 올해도 어떻게 될 지 모르겠어요. 물론, 공부를 시작할 수도 있지요. 언젠가는 그럴 거구요. 하지만, 선생님이라는 직업에만 목메어 시험 준비만 하기는 싫었어요. 아직 하고 싶은 일도 많고, 무엇보다 젊잖아요.

'인생은 비정규직'이란 말은 어준 총수님이 쓴 거에요. 벌써 일년 전에. 이 말이 요즘처럼 가까이 느껴진 적은 없던 것 같아요. 우리네 인생은 일상으로도 또 직업으로도  사실 정해진 게 없는 거 잖아요. 안정적인 직업이라고 말하는 선생님, 사실 좋죠. 얼른 되고 싶기도 하구요. 근데 그런 인생 안에 갇혀서 제 삶의 방향을 그저 안정적인 틀에 가둬 두고 싶지 않았어요. 내 또래의 사람들은 취업을 못해서, 비정규직으로, 88만원으로 힘들어 한다는데 그런 모습도 모른 채, 공감하지 못한 채 살고 싶지 않았던 거에요. 

물론 힘들 겁니다. 사람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이 불확실한 것이 잖아요. 항상 미래에 대해 불안하지요. 저도 그렇구요. 하지만, 이제는 그 불확실한 불안 뒤에 숨어있는 스릴을 즐겨보려구요. 또 다른 삶의 풍성함을 소중하게 받아들이려고 해요. 웨일의 노랫말 '지루하게 선명하기보다는 흐릿해도 흥미롭게' 그렇게 살아볼까 해요.

메인 사진은 굳이 설명 안해도 이해 하시죠?
다시 시작인겁니다.


North Wind


이글루스 가든 - 이글루스 스킨 만들기 프로젝트 !!!

덧글

  • 라음 2009/03/30 18:21 # 삭제 답글

    그래요, 이뻐졌네요.
  • 지랭이 2009/04/01 00:55 # 삭제 답글

    내 또래의 사람들은 비정규직으로, 88만원으로 힘들어 한다는데 그런 모습도 모른채 공감하지 못한 채 살고 싶지 않았다- 동감. 응원을 보냅니다^^
  • 09신혜연 2009/04/24 19:35 # 삭제 답글

    선배님~ ㅎㅎ 안녕하세요,, 블로그 구경 하고가요 ㅎㅎㅎㅎ
    오늘 밥도 너무너무너무 맛있었구, 영화도 너무너무 재밌었어요,,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고,,, 선배님말 듣고 많이 생각하는 계기가 됐어요,
    앞으로도 많은 조언 부탁드려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 Leedo 2009/04/25 12:54 #

    안녕?
    응.
    괜히 나 때문에 너희들이 돈 더 쓴건 아닌가 싶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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