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08 12:22

박상주, 무서운 ○○일보 세상읽기



 MBC 뉴스데스크 신경민 앵커가 '장자연 리스트'와 연관 있는 쪽이 '박연차 리스트'를 띄워서 덮어보려고 해서 흥미로웠다라는 멘트를 했다. 이 정권은 뭐만 터져 나오면 덮고 가리기에만 급급하다./

새삼 00일보가 이 땅의 무서운 권력임을 실감한다. 확인도 안 된 설익은 이야기들을 실명으로 마구 긁어대는 건 우리나라 언론계의 오랜 악습이었다. 그런데 00일보의 사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장자연 리스트'엔 철갑이라도 입혀져 있는 걸까.

장씨의 자살과 함께 사건이 불거진 지 한 달이 넘었는데도 신문과 방송의 뉴스에서 그 이름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겁도 없이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그 터부의 영역에 칼을 빼들고 뛰어들었다.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경찰의 늑장수사를 추궁하며 그 신문사 이름과 사장의 성을 거명한 것이다. 그런데도 한두 인터넷 매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언론들이 00일보라는 익명으로만 보도하고 있다. 왜? 00일보가 무서우니까. 그러니 본란에서도 그냥 00일보라고 쓸란다.

당연히 00일보가 발끈했다. 이 의원에게 강력한 항의서한을 보냈다. 그 일부를 옮기자면,

“귀하는 ‘장자연 문건에 따르면, 0모 사장을 술자리에 모시고…'라면서 본사의 이름 및 사장의 성(姓)을 실명으로 거론하였습니다. … 면책특권을 가진 국회의원이라고 하더라도 국회 내에서 전혀 근거 없는 내용을 ‘아니면 말고'식으로 발언하는 것은 면책특권의 남용이며, 이로 인하여 특정인의 명예에 중대한 손상을 가하는 행위는 명백히 민형사상 위법한 행위입니다."

차라리 코미디를 해라. ‘아니면 말고'식 보도의 원조가 누군가? 00일보 역시 그 원조 다툼에선 빠지지 않을 선두주자다. 전혀 근거 없는 내용을 보도함으로써 특정인의 명예에 중대한 손상을 가한 행위가 어디 한두 번인가?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 이 의원이 00일보로부터 항의서신을 받은 뒤 “00일보사 스스로 침 뱉기를 한 것"이라고 비판한 것은 이런 점에서 적절하고 옳은 지적이다. 00일보의 항의서한 그대로 패러디 한 번 해볼까.

“언론특권을 가진 00일보라 하더라도 전혀 근거 없는 내용을 ‘아니면 말고'식으로 보도하는 것은 언론특권의 남용이며, 이로 인하여 특정인의 명예에 중대한 손상을 가하는 행위는 명백한 민형사상 위법한 행위입니다."

00일보는 아주 오래된 낡은 '이중 잣대'를 지니고 있다. 당장 요즘 가장 큰 현안인 ‘장자연 리스트'와 ‘박연차 리스트'를 다루는 걸 한 번 비교해보라. ‘박연차 리스트'를 다루는 기사에서는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검찰이나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기사를 그냥 대서특필해대고 있다.

피의 선상에 올랐을 뿐인 이름 석 자를 꽝꽝 대문짝만하게 지면에 때려 넣는다. 비릿한 피비린내를 풍기는 언론권력의 망나니 칼춤! 무죄추정의 원칙? 애당초 00일보의 사전엔 존재하지 않는 말이었다. 그야말로 ‘아니면 말고'!
그런 기준으로 ‘장자연 리스트'를 한 번 따져볼까? ‘장자연 리스트'는 탤런트 고 장자연씨에 대한 명예훼손과 성상납 강요 등으로 경찰에 고소를 당한 인물들의 명단이다.

죽음을 결심하고 혈서를 쓰듯 성 범죄자들의 죄목을 밝힌 고인의 유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리스트다. 그 수사를 미적거리는 이유가 뭐냐고 이 의원이 추궁한 것 아닌가.

그런데도 우리 언론엔 장자연 리스트의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국회의원 말의 무게가 검사의 말보다 가벼운가?

그러나 이 땅의 진실이 언론을 통해서 알려진 적이 언제 있었던가. 00일보가 어디야? 라고 묻는 건 핀잔을 듣기 딱 좋은 말이다. 입소문이 더 무섭다.

  
 ▲ 탤런트 고 장자연씨의 죽음을 둘러싼 경찰의 수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언소주)’은 지난 3월 31일 서울 태평로 조선일보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의 문건에 거론된 신문사 대표가 운영하는 언론사가 축소보도를 통해 사건을 덮으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조선일보의 사실보도를 촉구했다. 
 
00일보는 지금 자신이 던진 ‘아니면 말고’ 부메랑에 얼굴이 깨지고, 자신이 즐겨 쓰던 ‘아니면 말고’ 오라에 자승자박(自繩自縛) 당하는 꼴이다. 늘 '갑'의 위치만 누리다가 갑자기 '을'의 입장에 처하게 된 언론권력의 당혹감이 안쓰럽기도 하다.

00일보 사장님께 권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자신이 만든 신문이 얼마나 많은 생사람을 잡았는지 한 번 되돌아보고 반성하라. 거대한 언론권력에 짓밟히고 유린당하면서도 항의 한 번 제대로 못한 채 피눈물을 흘렸을 사람들의 심정을 헤아려 보라. 그리고 앞으로는 '아니면 말고'식 보도는 때려 치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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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ㅇㅇ 2009/04/08 13:29 # 삭제 답글

    둘 다 거론되어야 할 문제긴 하지요

    그렇지만 oo일보의 박연차 리스트로 장자연 리스트 덮기는 공감합니다

    하지만 oo일보에서 연예라서 스포츠oo 에서 다뤘듬! 이렇게 나온다면 좀 웃길듯
  • 속물달팽이 2009/04/08 13:56 # 삭제 답글

    OO일보가 어디야????
    조선일보야??
    아니면 말구..
  • ㅗㅗㅗ 2009/04/08 14:21 # 삭제 답글

    북조선일보였다는 훈훈한 소식
  • Silverfang 2009/04/08 14:32 # 답글

    미디어 오늘에서 같은 기사를 봤습니다.
    아침부터 썩소가 아주 그냥... ㅋㅋㅋ
  • black_H 2009/04/08 15:19 # 삭제 답글

    친일일보입니다.
  • 아라시 2009/04/08 15:23 # 삭제 답글

    사안의 중요도
    박연차 >>>>>>>>>>>>>>>>>>>>>>>>>>>>>>>>>넘사벽>>>>>>>>>>>>>>>>>>>>>>>>>>>>>>>>>>장자연

    정신 안차려짐? 아무리 같은 리스트라 해도 여권인사까지 개입되어 있는 박연차 리스트로, 장자연 리스트를 덮는 게 말이 돼? 될 소릴 해야지... 오히려 이렇게 하면서 좌익진보진영인사들이 면피하려는 거 아냐?
  • 부단뽀이 2009/04/08 15:31 #

    솔직히 박연차 건보다는 장자연 건이 궁금하지 않습니까? 전자는 보아오던 권력형 비리사건이라면 후자는 소문이 돌던 연예계 성상납 사건 아닙니까?
  • EE!! 2009/04/08 15:32 # 삭제

    ㅇㅇ일보가 정치인이 아니니까 아무런 힘도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
    경찰에서 장자연 수사 중간 경과 발표할때 대충대충 넘어가려고 안간힘 쓰는 걸 봤으면 언론권력 무서운 건 잘 알텐데;;
  • 궁금 2009/04/08 15:56 # 삭제

    박연차 때문에 누가 죽었지? 하지만 장자연 사건에는 죽은 사람이 있잖아? 아끼히로 사돈네 타이어 회사는 사람이 죽어나가도 왜 조사가 안되지? 그리고 좌익진보진영인사? 누가 좌익이란 거야? 노무현네는 보수 인사고 한나라당은 수구 인사다. 개념은 명확히!
  • Fedaykin 2009/04/08 21:25 #

    ㅇㅇ일보 사장 >>>>>>>>>>>>>>>>>>>>>>>>>>넘사벽>>>>>>>>>>>>>>>>>>>>>노무현 전대통령

    이게 아니련지?
  • fdsa 2009/04/08 15:45 # 삭제 답글

    더 슬픈 사실은
    우리나라 국민의 대부분은 그런 OO일보를 보며
    그들이 맞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오늘 경기교육감 선거에는 사람들 아무도 없다죠.
  • 소쿠리 2009/04/08 15:54 # 답글

    좋은 글 잘 봤습니다. OO 일보 정말 적반하장 이군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부끄러워해도 모자랄 판에. 어디서 명예훼손 운운하는지... 예전 '밤의 대통령'이라 불리던 악습을 아직도 버리지 못했군요. 강호순 연쇄살인 사건 때는 실명 공개하고 얼굴도 다 보여주더니, 이번엔 왜 침묵을 지키는지 그 의도가 수상합니다.
  • J H Lee 2009/04/08 17:18 # 답글

    CC인가요 JJ인가오 DD인가요?
  • 리언바크 2009/04/08 18:42 # 답글

    성적으로 문란하면서 성질만 뭐 꼴리는 대로인 걸 보면
    안봐도 X선 일보라는 걸 알겠네요.
    이걸 이름값한다고 해야 하나... ㅋ
  • 피노 2009/04/08 20:40 # 답글

    정말 슬프게도, 그냥저냥 흘러가 버릴 것 같습니다. 이번 사건들... 그저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들은 천수를 누릴 뿐이겠죠...
  • 아퀴냥 2009/04/08 21:53 # 답글

    대형마트 매니저가 말했듯, 'tv에 안좋다는 기사 뜨면 그 제품이 며칠, 하나도 나가지 않지만, 다시 예전으로 돌아와요'
    _ =..
    하루하루 이리저리 지나면서, 일부 대형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다 해도(정부도 대형언론인거죠 뭐= =) 국민의 관심이 지대하고 뜻이 있다면, 사건이 해결이 될 수도 있을텐데 말이에요.. 하루하루 이래저래 휘둘리는거 같아요. 정부에, 언론에..
  • 우왕굿 2009/04/08 22:21 # 삭제 답글

    http://pic.pressian.com/images/2009/04/06/10090406112725.JPG

    블로그 메인에 띄워놓든지 해야지 ㅅㅂ
  • 해달 2009/04/08 23:49 # 답글

    박연차랑 장자연의 비교가 우습다능.....
    급이 다른데...
  • 미스틱 2009/04/09 01:50 # 삭제

    나는 해달님의 댓글이 더 우습다능.
    대체 급이 다르긴 개뿔이 다르다능.
    자자손손 힘없는 신인 탤런트 성상납받은게 오히려 더 큰 일 아닌가;;;
    돈보다 사람 목숨값이 더 중요하다능.
    개념좀 가지라능. ㅉㅉ
  • 애프터스쿨 2009/04/09 00:39 # 답글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나와도... 결국엔 그냥 묻힐 일입니다. 그냥.. 그렇죠. 끊은 담배가 생각나는 한국의 현실임돠...네..
  • DEEPle 2009/04/09 05:49 # 답글

    oo일보라고 일단 언급하셨지만 짤방 센스가 감탄스럽습니다^^
    정말 죽일놈들입니다.
  • hihumi 2009/04/09 16:41 # 답글

    시기적절한 짤방 센스 추천!!
  • 海凡申九™ 2009/04/10 13:57 # 답글

    http://pds13.egloos.com/pds/200904/09/04/f0082604_49dcbf37591a6.png

    지명기사가 없다라...
    매일 조선일보 보는 이들에게 양심을 가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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