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30 17:22

여름농활 홍보 시시콜콜



바야흐로 농활 시즌이 돌아왔다. 이 글을 얼마나 볼지는 모르겠지만, 혹은 어쩌다 보게 되더라도 얼마나 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해줄 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기대 이상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3년 전 농활 처음 갔다와서 쓴 글을 올린다. 벌써 3년 이라니-_; 근데 그 당시에 이 글을 왜 쓴 건지 모르겠다. 아, 교지에 외부원고 부탁받고 쓴 건가 싶기도 하고.. 어쨌든, 같이 가자는거~


1. 장소 : 춘천시 남면 추곡리
2. 기간 : 2009년 6월 30일 ~ 7월 4일 (4박 5일간)


일하면서 흘리는 땀의 소중함

2006년 여름방학은, 내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내 삶을 되돌아볼 때 2006년 여름을 떠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보람 있게 보냈다. 우리민족끼리 어서 통일이 되어야 함을 느낀 금강산 모꼬지를 갔었고,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대학생으로서 옳은 일이고,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실천하는 일이 정의로운 일임을 깨달은 통일 선봉대도 경험했다. 하지만 좀 더 느낀 게 많은 일이 있었으니 바로 ‘농민학생연대활동’ 일명 농활이었다.

2006년 6월 26일부터 7월 5일까지 9박 10일간 우리학교 스무 명 정도의 학우들과 춘천시 지암리로 농활을 다녀왔다. 9박 10일 이라는 긴 시간을 어떻게 보낼 지 걱정도 있었지만, 대학생이라면 꼭 한번쯤은 가봐야 할 곳인 농활을 간다는 설렘이 더 컸다.

첫날은 함께 간 사람들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는데 우리들은 여러 게임과 활동으로 몸을 부대끼며 한층 가까워졌다. 언제나 모르는 사람을 처음 만나고 그 사람과 관계를 맺는 일은 어색하지만 떨리고 기쁜 일이다. 더구나 9박 10일간 함께 땀을 흘리며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할 사이였기에 더욱 설레었던 것 같다. 다음날부터 아침 6시에 일어나 일을 나갈 준비를 하고 7시에 일을 나갔다가 오후 5시에 돌아오는 생활을 했다. 꼬박 반나절을 논에서 밭에서 하우스에서 일을 했다. 했던 일도 다양했다. 잡초 뽑기, 오이 순 따기, 집개로 줄기 고정하기, 하우스 설치하고 제거하기, 수경재배 시설 분리하기……. 하지만 이 모든 일의 공통점은 죄다 사람 손이 가야한다는 것과 일에 순서가 있다는 것이었다. 농사일은 거개가 사람이 직접 손을 써야하고 그만큼 진실 된 땀이 흐름을 느꼈다. 하루 일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트럭위에서 맞는 바람은 그 어떤 바람보다 상쾌했고, 지는 태양을 보면서 그렇게 보람찰 수 없었다. 일을 마치고 온 후에는 농민과 농촌이 처한 현실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경쟁과 효율을 논하며 농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일이 얼마나 무서운 일임을 배웠고, 어려운 농가 현실에 대해 알아가면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 그 만큼의 대가가 돌아가지 않는 현실을 개탄하기도 했다. 앞으로 삶을 살아가면서 나의 안위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서, 세상의 서러움을 위해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다 취침시간은 새벽 1시를 넘기곤 했고 그만큼 하루 24시간을 길고 의미 있게 보람차게 보냈다.

농활을 보내면서 내 가치관도 바뀌었다. 어느 날은 하루 종일 오이순을 따고 정리하는 작업을 했다. 처음에는 허리를 숙여야하고 줄기 가시에 힘들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익숙해지고 편해졌고, 덕분에 몸은 그대로 계속 일을 하면서 머릿속으로 이런저런 생각할 여유가 생겼다. 어렸을 적부터 학창시절을 돌아보고 가족들을 포함하여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도움을 주었던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할 수 있었다. 그러다 나의 가치관까지 생각할 수 있었고 ‘주위의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웃음과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자’고 정했다. 주위사람들이 나를 보면서 나로 인해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고 힘을 얻었으면 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내 자신이 먼저 매사에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생활해야 할 것이고 나보다 남을 항상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농활을 하면서 함께하는 소중한 사람들로부터 배운 것이 참 많았다. 일을 하고 술자리를 함께하면서 사람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고 그 사람의 역사를 알고 따뜻한 생각을 공유했다. 세상에는 내 것만큼이나 깊고 소중한 세월의 사연이 있고, 세상을 움직이는 다양한 노력이 있음을 깨달았다. 더불어 현재의 나를 되돌아보고 희망찬 미래의 나를 설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관심을 갖고 챙겨야할 것 중 하나가 함께 만나는 사람사이의 관계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9박 10일 동안 참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했다. 이전의 나보다 한층 크고 성숙했다고 생각한다. 삶을 바라보는 혜안이 좀 더 넓고 깊어진 것을 느낀다. 그래서 참 고맙고 행복하다.

2006년 여름, 지암리

덧글

  • Jocelyn 2009/06/17 10:21 # 삭제 답글

    아아.. 예전에 담배잎 따느라 허리 부러질 뻔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 Leedo 2009/06/17 12:13 #

    담배잎도 따셨군요, 정말 힘들지만, 엄청 재밌었죠!!ㅋㅋ
  • 라음 2009/06/17 11:31 # 삭제 답글

    그립네. 10박 11일이 웃음으로 가득했던 그때!
  • Leedo 2009/06/17 12:14 #

    9박 10일 아니었나요?ㅋㅋ
    물론 누나는 주체여서 일찍 가셨을 수도.._-;;
  • 2009/06/24 21:3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Leedo 2009/06/24 23:35 #

    아, 그렇습니까? 와주셔서 고맙습니다.ㅋ
  • 2009/07/03 18:0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