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18 19:22

추노, 한섬의 대사 보고듣고



   
한섬: 대감께서는 가장 버리기 힘든 것을 버리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대감: 자넨 그게 뭐라고 보는가?

한섬: 현실입니다. 대감께서는 무엇하나 부족한게 없으신 분입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이 풍족한 현실을 버리실 수 있다면 병을 내주십시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저는 병을 받지 않겠습니다.

추노 21화에서 한섬이 죽기전 한 대감에게 한, 가장 꽂혔던 대사.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알량한 소유에 사로잡혀있다. 자신이 쥐고 있는 기득권에 대해 조금의 것도 뺏기지 않기를 바란다. 사실 그것은 부단한 노력으로 이룩한 것일 수도 있고, 어떤 이에게는 평생을 걸쳐 쌓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성과일 수도 있다. 그러하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린다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다. 그러나 자신에게만이 아닌, 다른 많은 사람들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다면, 남을 위해 그 풍족한 현실을 버린다는 것은 훨씬 가치로운 일이 될 것이다. 내가 쌓아 놓은 그 조그마한 것에 도리어 자기 스스로가 갇혀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자.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도종환, 단풍드는 날


덧글

  • 책에봐라 2010/03/23 00:47 # 삭제 답글

    마치 나한테 소리를 지르는 것 같아.

    나한테 빨리 버리라고... 그렇게 사람들이 외치고 있는데...

    나는 왜... 버리지 못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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